이야기

[스크랩] FC서울과 제주유나이티드의 연고이전

생글이_진주FC 2011. 5. 6. 12:01

 연고이전..

 

K리그에서 연고이전이라는 단어는 예나 지금이나 논란의 대상입니다.

 

연고이전의 형태는 그 시기나 기업의 운영의지에 따라 극명하게 차이가 나는데, FC서울과 제주유나이티드의 연고이전을 살펴보겠습니다.

 

1. FC서울

 : LG ( 현 GS )는 그당시나 지금이나 축구를 매우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축구단에 많이 투자를 했고, K리그에서 최고로 흥행하며 성적도 좋은 명문구단을 꿈꿨습니다. 유럽처럼 축구전용구장에서 5만명의 관중이 들어차고, 네임벨류있는 감독이 선수를 지휘하며, 내놓으라하는 선수들이 있는 K리그판 레알마드리드 로군요. 제가 알기론 FC서울의 롤모델은 J리그의 우라와레즈인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라와레즈가 그당시 일본에서 평균관중이 4만명이고 수백억 흑자를 내는 명문구단이죠.

 

LG는 이런 큰 꿈을 가지고 있는데, 현실이 그렇지 않은겁니다. 겨우 25000석의 종합운동장만 가지고 있고, 지자체에서는 전용구장을 건설할 계획도 없고 말이죠. 라이벌 삼성 기업은 월드컵 덕분에 4만석 가량의 좋은 축구장에 가장 두터운 팬층도 가지고 있고 말이죠.

 

LG가 안양시에 바라는 기대치와, 안양시가 LG에 해줄수있는것에 분명히 차이를 느꼈다고 봅니다.

 

월드컵이 끝나고 나서 상암월드컵 경기장을 놀리고 있을때, 그 당시 서울시장이 이명박인데 상암경기장을 사용도 하지 않고, 세금만 축내고 있으니 여간 골치거리가 아니었죠. 그래서 신생팀을 창단하려고 부단히 노력했는데, KT, 금호 같은 기업에서 입질만 보이다가 150억 가량의 서울입성금에 거품을 물고 발을 뺐다고 합니다.

 

딱 봐도 절묘한 상황이죠. 지자체는 축구단을 원하고, LG는 경기장도 좋고 지자체의 지원도 더 많이 받고, 더군다나 주변인구도 많은 곳에 군침을 흘릴수 밖에요. 게다가 서울 입성금을 75억으로 줄여준다네요? 고민 안 할수가 없지요. 지자체와 LG는 아구가 절묘하게 맞았다고 봐야 합니다.

 

네. 안타깝지만 LG는 안양 축구팬들의 성화를 뒤로하고 연고이전을 감행합니다. LG는 안양팬 보단 더 나은 미래를 쫓아서 갔다고 봐도 되지 싶습니다. 비록 안양 축구팬을 버릴지라도..

욕 먹을 각오하고 연고이전 한겁니다. 그래서 지금의 FC서울이 된거죠.

 

기업이란 이윤을 추구하는게 목적이죠. LG와 현대산업개발이 서울로 연고이전을 시도한것은 단순히 그러한 의도입니다. 지금보다 미래가 발전가능성이 더 커 보이기 때문에, 비록 피해를 입더라도 추진을 한것입니다. 당연히 욕먹어야 할짓이죠. 하지만 전 기업 입장도 이해해야 한다고 봅니다. 축구발전을 200억 적자를 감수하고 투자하는 기업입니다.

 

2. 제주유나이티드

 : FC서울은 구단 운영에 매우 적극적인 반면에 SK는 정반대입니다. SK는 K리그에서 손을 뗄려고 했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에는 성적도 꼴지였고, 평균관중도 몇천 수준까지 곤두박질 쳤습니다. 결국 축구단을 매각하기로 결정했었죠. 2005년 그당시도 몇몇의 기업이 입질을 했었지만, 결국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이대로라면 부천SK는 해체되는 수순이었습니다.

 

그 당시 월드컵 개최도시 중 축구단이 없는 곳은 서귀포가 유일했습니다. 매년 월드컵 경기장 운영에 몇십억 적자 보고있었죠. 2002년 서울시와 입장이 동일하다고 봐야 옳습니다. 서귀포도 마찬가지로 SK에 접근한것이죠. 해체하지말고, 서귀포로 오라고.. 우리가 클럽하우스 지을 수 있도록 부지도 제공해주고, 월드컵경기장 사용료도 감면해줄테니 이리로 오라고 말이죠.

 

SK도 축구단 해체해서 욕 얻어먹는것보다 차라리 서귀포로 가는것이 더 낫다고 판단해서 연고이전 한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제주유나이티드가 되었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2000년도 말에 AFC 챔피언스리그가 급격하게 성장하게 되면서, 제주의 모기업인 SK유나이티드도 점점 축구단에 투자를 하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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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안양LG가 서울로 안가고 부천SK가 제주로 안갔다면 지금의 K리그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건 아무도 모르겠지만, 제가보기엔 부천은 축구단을 해체했을 것이고, 서울에는 부산에서 연고이전한 현대산업개발이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유럽처럼 당당히 목소리를 낼 수있을려면, 팬층이 두터워서 구단 운영을 좌지우지 할정도로 힘이 생겨야 한다고 봅니다. 입장수익이 구단운영의 25%가 넘어가던지, 평균관중이 5만명이 넘어가서 이들의 목소리가 매우 힘이 세던지 말이죠. 구단의 운영주체가 팬의 목소리을 무서워 해야 합니다. 구단이 팬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무시못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울산현대의 시즌권 환불사태는 심하게 말하면 "너희가 없어도 우리는 잘 돌아간다"입니다. 몇백 몇천의 목소리로는 구단의 의지를 꺾을수가 없어요.

 

전 이들 기업이 K리그에 악영향만 주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K리그 팬들은 자신의 연고지에 K리그 클럽이 있다는것에 고마움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요? 한해 100~200억씩 적자를 감수하고 투자하는게 바로 이들입니다.

 

그 지역 팬들의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겠지만, 기업의 입장도 고려해야 하지 싶습니다.

출처 : K리그 토론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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